서울 외곽, 폐기된 창고. 사립 병원에서의 필사적인 탈출 직후, 신형사는 외곽의 폐기된 창고로 몸을 숨겼다. 지수 경위는 급히 해독제를 투여받았지만, '순백(Blank Slate)' 약물의 여파로 여전히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그녀의 얼굴은 창백했지만, 더 이상 텅 빈 눈동자는 아니었다. "약물 효과가 완전히 사라지려면 며칠 걸릴 거야. 다행히 뇌 기능에는 영구적인 손상이 없을 것 같아." 신형사가 그녀의 맥박을 확인하며 말했다. 그는 전직 특수 요원이었고, 비상 상황을 대비한 최소한의 의료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은율은 지수의 손에 쥐여 있던 작은 LYNX 칩을 꺼내 들었다. 칩은 폭발의 열기로 인해 형태가 일그러졌지만, 여전히 미약한 열을 내고 있었다. 이 작은 칩이 모든 것의 시작이자, 끝이었다...